AI가 앱을 다 만들어주면, 우리 제품은 죽을까 — 죽는 건 '만들기만 하는 제품'입니다
한 줄 답부터: AI가 앱을 다 만들어줘도 제품은 죽지 않습니다 — 죽는 것은 '만들기만 하는 제품'이고, 사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책임지는 설계입니다.
지난주에 저는 랜딩페이지 하나를 15분 만에 만들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외주 견적 2주짜리입니다. 뿌듯함보다 서늘함이 먼저 왔습니다. 누구나 이렇게 만들 수 있다면, 제품이라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그날의 질문을 검증된 숫자로 풀어보겠습니다.
"AI가 다 만든다"는 정말인가요?
감상이 아니라 통계입니다. Y Combinator의 매니징 파트너 재러드 프리드먼은 2025년 겨울 배치 스타트업의 약 25%가 코드베이스의 약 95%를 AI로 생성했다고 밝혔습니다(Forbes 재인용, TechCrunch·CNBC 교차 확인). 네 곳 중 한 곳은 코드를 거의 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한국도 같은 흐름입니다. 해시드 김서준 대표는 바이브코딩 첫 경험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작업이 10~15분 만에 끝나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 그가 앞으로 남을 경쟁우위로 꼽은 것은 코딩 실력이 아니라 브랜드, 네트워크, 신뢰였습니다.
그럼 경쟁력은 어디로 가나요?
두 곳으로 옮겨갑니다. 첫째, 오디언스입니다. 포브스 칼럼니스트 조디 쿡은 "같은 도구를 만든 두 창업자 중 오디언스를 가진 쪽이 100배 더 판다"고 주장합니다 — 측정치가 아니라 칼럼니스트의 단언이지만, 만들기의 장벽이 무너질수록 '누가 듣는 사람을 가졌나'가 승부처가 된다는 방향은 정확합니다.
둘째, 결과 설계입니다. 웹플로우 공동창업자가 만든 Ploy라는 회사는 자신을 '웹사이트 빌더'가 아니라 "회사의 성장 엔진"으로 포지셔닝합니다.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랭크되고 전환되고 출시 후에도 개선되는 '결과'를 팔겠다는 것입니다. 제품사의 자기 주장이므로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만, 방향은 읽어야 합니다 — 만들기가 흔해질수록 회사들은 결과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만들기 쉬워졌는데, 위험은 없나요?
있습니다. 공개하는 순간 청구서가 날아옵니다.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보안 연구기업 레드 액세스 조사에서 인증 없이 공개된 바이브코딩류 앱이 약 5,000개, 그중 약 2,000개는 민감 데이터 유출 정황이 있었습니다. AI 코딩 도구 회사의 대표조차 경고합니다 — 커서 CEO 마이클 트루엘은 포춘 행사에서 "눈을 감고 코드를 안 보고 층을 계속 쌓으면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리하면, 병목은 '작성'에서 '검수'로 옮겨갔습니다. 시제품에는 마음껏 쓰되, 고객 데이터를 만지는 순간 기준을 바꾸고 검수 관문을 두는 것 — 그게 대표가 설계할 일입니다. 검수 관문 개념은 코딩 모르는 CEO의 AI 에이전트 활용법에서도 다뤘습니다.
오늘 할 일 한 가지
우리 제품에서 '만들기'가 아니라 '결과'를 문장으로 써보십시오. "우리 고객은 ___가 되게 하려고 우리를 산다." 이 빈칸이 채워지지 않으면, 위협은 AI가 아니라 그 빈칸입니다.
이 관점을 책 한 권으로 정리한 것이 『코딩하는 CEO』입니다. (투명하게 밝힙니다: 제가 쓴 책입니다.)
3줄 요약
- YC 겨울 배치의 25%가 코드의 95%를 AI로 짰다 — '만들기'는 이미 상품화됐다.
- 경쟁력은 오디언스와 결과 설계로 이동한다. 죽는 것은 만들기만 하는 제품이다.
- 공개 앱 5,000개가 무인증으로 열려 있었다 — 만들기가 쉬워질수록 대표의 일은 검수 지점 설계다.